2023.02.21

초보자 만화 강좌05 콘티를 만들자

안녕하세요. ГФ（게에프）입니다.
이번 강좌에서는 만화의 대본이 되는 콘티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Index

콘티란？

‘콘티’는 만화의 설계도입니다.
이 단계에서 컷 분할과 대사가 결정되고 만화의 기본적인 흐름이 완성됩니다.
매우 중요한 과정이지만 재작업이 비교적 쉽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시간을 두고 차분히 구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콘티를 그리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말풍선과 대사만 그리는 사람, 캐릭터를 막대기처럼 간단하게 그리는 사람, 캐릭터의 표정이나 배경의 구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서 그리는 사람 등 다양하며,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그려도 괜찮습니다.

콘티를 그릴 때는 필요 없는 종이나 노트를 사용하거나, 시중에서 판매하는 이름 전용 용지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디지털로 만화를 그리는 경우, 완성된 원고와 같은 위치에 직접 이름을 그릴 수 있습니다.

또한, 콘티를 만들기 전에 그 설계도인 ‘콘티의 콘티’를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콘티의 콘티’는 모든 페이지를 한 장씩 펼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구도가 겹치거나 단조롭지 않은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남은 페이지 수를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고, 다시 그리기도 쉬워 페이지 조정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페이지 수에 대한 감각이 잡히지 않을 때 연습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콘티의 콘티’를 만드는 방법은 B4나 A3 등 큰 종이를 접어서 32등분하고, 그 안에 칸 나누기, 말풍선, 캐릭터 등을 하나하나 그려 넣으면 되는데, 한 페이지 분량이 상당히 작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그릴 필요는 없습니다.

‘콘티의 콘티’는 디지털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클라우드 브러시의 ‘분할 브러시’를 사용하면 편리합니다.

콘티를 그려보자!

자, 기획과 플롯을 짜고 나면 바로 콘티부터 그려봅시다.

지난회 강좌에서 설명한 방법으로 신규 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투고용 원고의 경우 [상업지(B4 원고지 기준): 그레이 스케일], 동인지의 경우 제작하고자 하는 사이즈의 그레이 스케일 템플릿을 선택합니다.
전 페이지 흑백, 페이지 수는 자유롭습니다(초기 설정은 최대 16페이지로, 나중에 페이지 추가 아이콘을 눌러 늘릴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프로젝트가 생성되면 첫 번째 페이지를 더블 클릭하여 엽니다.

열면 8비트 레이어가 하나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8비트 레이어는 검은색~회색~무색의 그라데이션 색상을 사용할 수 있는 레이어입니다. 이것을 콘티용 레이어로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또한 8비트 레이어는 원하는 색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색상을 바꾸고 싶다면 레이어 오른쪽에 있는 톱니바퀴 아이콘을 클릭하면 바꿀 수 있습니다. 레이어 이름을 바꾸고 싶을 때도 여기서 바꿀 수 있습니다. 콘티를 그릴 레이어는 ‘콘티’라는 이름을 붙여두면 나중에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캔버스의 파란색 선은 가이드이기 때문에 실제 그림에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가장 안쪽 테두리 안에 들어가도록 그립니다.

가이드 라인의 의미와 컷 분할에 대해서는 나중에 강의에서 설명할 테니, 처음에는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자유롭게 컷을 나누어 말풍선을 배치하고 만화를 그려보세요. 좋아하는 만화의 컷 분할을 참고해도 좋습니다. 콘티 단계에서는 테두리 선이나 말풍선 선은 모두 자유자재로 그려도 괜찮습니다.

디지털의 경우 처음부터 대사를 입력할 수 있기 때문에 콘티일 때부터 입력합니다. 텍스트의 ‘T’ 아이콘을 클릭한 후 글자를 넣고 싶은 곳을 클릭하면 [텍스트 편집] 창이 열립니다. 세로쓰기 대사를 넣을 때는 [세로쓰기] 박스에 체크 표시를 합니다. 글자 레이어는 폴더로 묶어두면 편리합니다.

글꼴의 종류나 크기에 대한 규정은 없지만, 가급적 큰 글꼴을 사용하고 행간을 넓게 하는 것이 읽기 쉽습니다. 처음이라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선 일본어는 ‘안티크 세잔’, 영문은 ‘CC-WildWords’, 간체는 ‘Noto Sans SC’, 번체는 ‘Noto Sans TC’로 크기는 14pt, 줄간격은 6pt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 폰트들은 메디방 페인트의 ‘클라우드 텍스트’에 포함되어 있으며,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글꼴을 찾을 수 없는 경우 [클라우드 텍스트 사용]에 체크하고 찾으면 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의 말풍선 안에 넣을 대사는 최대한 짧게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말풍선 안에서는 한 가지 이야기만 하고, 대사로 다 설명하기보다는 그림으로 설명한다는 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콘티를 비교해보자!

그럼,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플롯을 실제 콘티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패스트푸드점에 와서 햄버거를 주문했는데, 빵 사이에 아저씨가 끼어 있었다.

왼쪽 페이지를 1페이지로 하여 3가지 패턴의 콘티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패턴① 2페이지로 그린 예시

패턴② 1페이지로 그린 예시

패턴③ 에세이 만화풍으로 한 페이지로 그린 예시

패턴①은 먼저 1화에서 패스트푸드점을 크게 그려서 독자들에게 이야기가 어디에서 전개되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후 점원과의 대화는 2, 3번째 컷을 통해 그려지는데, 컷을 너무 많이 써서 다소 장황한 느낌이 듭니다. 4번째 컷에서 햄버거를 먹으려는 주인공은 5번째 컷에서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그 무언가는 아저씨였다는 것이 다음 페이지에서 밝혀집니다.

이 1페이지의 5번째 칸은 ‘눈길을 끄는 컷‘, 2페이지의 1번째 칸은 ‘다음이 궁금해지게 하는 컷‘으로 되어 있습니다. ‘눈길을 끄는 컷’은 페이지의 마지막 칸에 다음 페이지로 흥미를 끌 수 있는 연출을 넣는 기법이고, ‘다음이 궁금해지게 하는 컷’은 독자가 페이지를 넘기면서 처음 보는 칸에 임팩트 있는 내용을 넣는 기법입니다. 이 두 가지를 효과적으로 넣으면 독자가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습니다.

패턴 ②는 ①에 비해 첫 번째 칸이 작고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어서 오세요’라는 대사와 2번째 칸을 크게 그려서 가게 내부를 묘사하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점원과의 대화는 한컷으로 끝내고, 3번째 컷에서 자리에 앉고, 4번째 컷에서 햄버거를 먹으려는 주인공이 무언가를 알아차리고, 5번째 컷에서 아저씨가 등장합니다.

①에 비해 아저씨 등장의 임팩트가 약해, 이곳을 볼거리로 삼고 싶다면 상당히 아깝지만, 여기서 더 충격적인 전개가 있고 아저씨 등장이 지나가는 수준이라면 이 정도의 연출로도 충분합니다. 또한, 컷을 소비하지 않음으로써 ①에 비해 읽는 체감 속도가 빨라져 템포를 중시한다면 이쪽이 더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①에서는 같은 내용으로 2페이지를 사용했지만, 여기서는 1페이지로 끝났기 때문에 페이지 수가 적은 상황에서 콘티를 그려야 하는 경우라면 이런 컷 분할도 후보에 들어옵니다.

패턴 ③은 모두 비슷한 크기의 컷으로 구성되어 있어 담담하게, 나쁘게 말하면 단조롭게 스토리가 전개되는데, 첫 번째 컷의 패스트푸드점은 적당히 크게 그려져 있어 장소가 잘 전달되고, 점원과의 대화도 두 번째 컷에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템포가 나쁘지 않습니다. 햄버거를 먹으려던 주인공은 4번째 컷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5번째 컷에서 아저씨를 발견합니다. 거기서 특별히 고조되는 것도 아니고, 그대로 6번째 컷에서 아저씨가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패턴 ①, ②에 비해 상당히 느긋한 분위기로, 폭소나 충격보다는 잔잔한 웃음을 유발하는 전개로 되어 있습니다. 충격적인 전개로 몰아붙이기보다는 어깨에 힘을 빼고 느긋한 만화를 그리고 싶다면 이런 콘티도 있습니다.

위와 같이 같은 플롯이라도 콘티에 따라 독자가 어떻게 느끼는지, 어떤 만화로 읽히는지도 달라집니다. 독자가 가장 재미있다고 느끼는, 혹은 자신이 의도한 대로 읽히는 만화를 만들기 위해 정해진 페이지 수에 맞추면서 컷 분할, 구도, 대사의 시행착오를 거치는 작업이 콘티 만들기입니다.

실제로 읽었을 때의 느낌은 스스로는 잘 알 수 없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읽어주는 것은 매우 효과적입니다. 읽어주면 자신은 미처 몰랐던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나 ‘자신은 진지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개그처럼 보였다’는 식의 센스 차이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그 차이를 고칠지, 무기로 삼을지는 본인에게 달려 있습니다).

이번 강좌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컷 분할과 화면 구성’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