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15

초보자 만화 강좌03 만화 기획을 생각해보자[그 두번째]

안녕하세요. ГФ（게에프）입니다.
이번 강좌에서는 지난 강좌에 이어 캐릭터 설정과 플롯 만들기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기획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캐릭터 설정과 플롯을 짜게 됩니다.
이 역시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①캐릭터 설정

캐릭터 설정은 캐릭터의 디자인을 어느 정도 확정하고, 캐릭터의 성격, 특기, 약점,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사회적 속성(계급, 직업 등), 사상, 사고방식 등의 정보를 구체화합니다.

캐릭터 디자인은 성격이나 특기 등과 관련이 있습니다. 호전적인 성격이라면 얼굴도 건방진 느낌으로, 소심한 캐릭터라면 비굴한 느낌으로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얼굴이 건방져 보이지만 실제로는 소심하다’는 캐릭터도 작품 속에서 소심한 성격을 연출할 수 있는 표정이나 제스처 디자인을 고민해야 합니다. 무표정한 캐릭터나 표정이 일정한 캐릭터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개그 캐릭터나 강적에게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운동을 하는 캐릭터라면 체격도 근육이 발달해 탄탄하거나 유연하고(운동하는 근육에 따라 다르며, 의식적으로 단련한 근육인지 자연스럽게 단련된 근육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실내에서 연구하는 캐릭터는 운동이 부족해 뚱뚱하게 살이 쪄있거나 반대로 마른 체형, 시력이 나쁘거나, 구부정한 자세, 햇볕에 타지 않은 모습도 있습니다. 입고 있는 옷도 무기로 싸우는 캐릭터라면 무기를, 과거에 오른팔을 잃어 의수를 착용한 캐릭터라면 의수를 각각 디자인합니다.

캐릭터의 설정을 하나 추가하면 ‘이 설정이 있다면 이 설정을 가져야겠다’, ‘이 설정이라면 이 신체 부위는 이렇게 생겼으면 좋겠다’, ‘이 설정이라면 이런 표정이나 행동을 할 것 같다’는 식으로 캐릭터 디자인에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설정을 다듬어 나갑니다. 설정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설정을 다듬어 갑니다. 한 눈에 봐도 대충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있는 캐릭터는 설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루엣만 봐도 누군지 알 수 있는 수준이면 캐릭터 디자인으로서 꽤나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의 설정은 머릿속으로만 생각하고 특별히 종이에 그려서 정리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캐릭터마다 이력서를 작성하는 사람도 있고,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죠.

여러 캐릭터를 만들었다면, 나란히 놓고 키 차이를 알 수 있는 그림을 만들어두면 외형적인 다양함을 비교 검토할 수 있고, 작화를 그릴 때 도움이 됩니다.

②플롯

플롯은 만화의 줄거리를 정리한 것입니다.
그 이야기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캐릭터가 어떻게 될지 대략적으로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승전결을 의식하면 이야기를 정리하기 쉽다고 합니다.
‘외계인과 인류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외계인이 주인공)’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 : 이야기가 시작됨 예) 외계인이 왔다.
승: 이야기가 진행된다 예) 외계인이 지구 인류와 친해진다.
전 : 이야기가 크게 움직인다(클라이맥스) 예) 사실 외계인은 인류의 적이었다
결 : 이야기가 끝남 예) 인류를 좋아하게 된 외계인은 싸우지 않고 돌아갔다.

기승전결 외에도 3부작으로 구성된 초중종이라는 스타일도 있다. 초중종은 기승전결의 ‘승’과 ‘전’을 합친 것이다,

초 : 이야기가 시작된다.
중 : 이야기가 움직인다(클라이맥스)
종 : 이야기가 끝난다.

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어 속도감 있는 전개가 이루어집니다.

이는 1화 안에 완결해야 하는 단편을 만들 때 특히 효과적이다.

플롯을 만들 때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스토리가 파탄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위의 ‘외계인과 인류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외계인이 주인공)’에서 결말 부분이

외계인은 기꺼이 인류를 멸망시키고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다

라고 가정해봅시다. 승에서 외계인과 인류의 우정이 그려졌는데, 결에서 마치 그것이 없었던 것처럼 전개되는 것을 본 독자는 의미를 몰라 혼란스러워합니다.

이 ‘의미를 알 수 없다’는 느낌은 ‘지루하다’는 감정으로 이어집니다. 스토리 만화의 경우, 이것은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개그 만화의 경우 부조리한 전개를 내세우는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고, 빠져들지 않는 독자에게는 재미없기 때문에 센스가 필요합니다).

다만 위와 같은 전개라도 주인공이 지구인이었다면 ‘불합리하다’는 느낌을 독자와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이야기는 성립할 수 있습니다. ‘친구가 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외계인과 지구인의 우정은 불가능해’라는 슬픈 결말이지만, 이야기로는 무난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같은 플롯이라도 관점을 바꾸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는 거죠.

구체적인 대화 내용 등은 플롯 단계에서 세밀하게 결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딱맞게 짤 수도 있지만, 실제로 콘티를 짜면서 컷의 흐름이나 페이지 내 대사량의 균형 등을 고려하면서 조정해 나가게 됩니다. 꼭 하고 싶은 대사를 한두 개 정도 정해두면, 보여주기 싶은 대사를 만들기가 쉬워집니다.

어떠셨나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정답은 없습니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기획이 나올 때까지 여러 가지를 고민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MediBang Paint로 만화를 그리기 위한 준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